광고 수익화를 하는 대부분의 앱 개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지표를 꼽으라면 단연 eCPM일 것입니다. 보통 이는 광고 노출이 프로덕트와 지면, 그리고 유저의 특성에 따라 개선에 한계가 있는 반면, eCPM은 상대적으로 그러한 제약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얼핏 이해가 되는 듯 하지만 과연 eCPM은 정말 우리가 집중해야 할 핵심 지표일까요? 높은 eCPM을 만들었다고 해서 광고 수익화 담당자의 일이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맥락이 없이 eCPM을 바라본다면, 안타깝게도 eCPM은 생각만큼 유용한 지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eCPM은 광고 수익화를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를 가리키기 보다는 성과를 왜곡하여 보여주기도 합니다.
eCPM(effective Cost Per Mille)은 천 회 노출당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광고 수익화 담당자는 이 eCPM을 통해 유저에게 천 번의 광고를 보여주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광고 수익화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이고, 이를 높이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지만 사실 eCPM은 단순히 시장에서 후행적으로 결정된 가격 지표에 불과합니다.
모든 가격이 그렇듯, eCPM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결정됩니다. 이를 양측면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광고주들은 자신들의 광고에 반응하고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그런 유저들의 시선을 뺏길 원합니다. 이러한 니즈가 광고 시장의 수요를 형성하며, 실시간으로 해당 트래픽을 거래하게 됩니다. 이 수요가 높을수록 eCPM은 높아질 것입니다.
공급은 앱에서 들어온 모든 유저의 어떤 지면에 대한 노출을 트래픽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제공할 수 있는 광고 노출 수가 공급을 결정합니다. 공급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수요가 고정되어 있다면 가격(eCPM)은 필연적으로 하락합니다.
이렇게 eCPM이 시장 원리를 철저하게 따르는 이유는 바로 eCPM 또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유저들이 같은 광고를 반복해서 보게 되면 그 효과는 감소하겠죠. 또한, 광고주들은 이미 자신의 광고에 반응하지 않은 유저에게 추가 노출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복 노출에 대한 단가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공급을 늘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eCPM이 낮아지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성과 지표로 단순히 eCPM을 삼는다면,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그럼 eCPM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매출의 극대화는 불가능하겠죠. ARPDAU 측면에서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잘된 광고 수익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위에서 수요와 공급을 이야기했지만, eCPM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생각보다 더 복잡합니다. 이에 대한 이해 없이 eCPM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높여야 하는 지표가 된 것이죠. eCPM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그 이후에 비로소 eCPM을 직시할 수 있고 지금 현재의 eCPM에 대해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광고의 포맷과 지면의 위치는 eCPM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광고 포맷과 위치에 따라 당연히 유저의 행동(클릭)을 다르게 유도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고 eCPM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가령 배너 광고는 다른 전체 화면 기반의 광고보다 일반적으로 낮은 eCPM을 갖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리워드 비디오 광고나 인터스티셜 광고가 배너 광고에 비해 훨씬 높은 eCPM을 갖는 이유는 당연히 전체 화면을 차지하고 더 오랜 시간동안 유저의 시선을 빼앗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유저의 이후 전환 액션 가능성을 크게 높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eCPM을 높이기를 원한다면 유저의 확실히 시선을 빼앗고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광고 포맷과 위치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급적이면 30초 이상 확정적으로 시선을 빼앗는 리워드 비디오 광고가 좋겠죠. 그러나 앱을 리워드 비디오 광고로만 도배한다면 과연 유저가 앱에 남아있긴 할까요?
결국 유저의 리텐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앱의 UX에 맞게 광고 포맷과 위치를 선택하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eCPM을 비교할 때 비교적 단순히 숫자의 크기만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늘 숫자의 뒷편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조건 자체가 달라서 eCPM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두어야 합니다.
프로그래매틱 광고 시장에서 디맨드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당연히 퍼포먼스입니다. 광고에 대한 퍼포먼스가 높을만한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앱 서비스가 당연히 더 많은 디맨드를 유치할 수 있죠.
여기서 디맨드가 신경쓸만한 유저의 특성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일단 국가, 연령,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인 정보가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구매력 있는 국가, 연령, 성별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광고 타겟팅에 반영되게 됩니다. 이런 특성을 가진 유저를 많이 갖고 있으면 당연히 eCPM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eCPM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매력이 높은 유저들을 유입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쩌면 광고 수익화 담당자가 eCPM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구매력이 높은 유저에게 더 많은 디맨드가 있어서 eCPM이 높다면, 일반적으로 앱 콘텐츠에 대한 구매를 Android 보다 더 많이 하는 iOS 유저들의 eCPM이 높아야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과거에는 그런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애플에서 iOS 14.5 이후 적용한 ATT(App Tracking Transparency) 프레임워크는 광고 캠페인의 효율을 송두리째 바꿔놨습니다. 광고 타겟팅을 위한 식별자인 IDFA의 사용이 어려워지게 되고, 전환 최적화가 난항을 겪게 되면서 광고주들이 섣부르게 광고비를 높이지 못하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GAID를 통해 타겟팅이 가능한 Android가 iOS에 비해 eCPM이 높은 상황입니다. 허나 단순히 Android가 높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OS 별로, 유저 별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eCPM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퍼블리셔들이 광고수익화를 진행하면서도 광고 소재에 대한 차단을 진행 합니다. 물론 우리 앱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광고이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불쾌감을 일으킬 것 같은 광고는 차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경쟁사가 우리 앱에 광고를 노출하는 것 또한 경계하고 차단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광고 차단을 하면 할수록 우리 앱의 광고 노출 트래픽을 놓고 경쟁하는 광고주가 줄어들어 eCPM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eCPM이 너무 낮다면 광고 차단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유저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광고 소재에 대한 차단은 유저 경험 상 당연히 해야겠지만, 너무 과잉하여 차단하다간 eCPM이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에이션은 위에서 말한 그 어떤 요소들 보다도 광고 수익화를 하는 회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입니다. 미디에이션 세팅을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eCPM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미디에이션은 지금 현재 광고 수익화를 잘 하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판별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곤 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광고 네트워크만 사용하는 앱과 미디에이션 세팅을 통해 여러 비딩 네트워크, 워터폴 네트워크들이 하이브리드로 구성된 앱이 있다고 해봅시다. 당연히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높은 수요와 이를 통한 단가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에 훨씬 높은 eCPM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앱 개발사에서는 미디에이션 세팅을 가장 중요한 광고 수익화 업무로 생각하며 eCPM을 높이기 위해 집중합니다. 또한, 이렇게 미디에이션 세팅을 한번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광고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A/B 테스트를 통해 최적화를 진행하죠.
확실히 미디에이션을 통해 eCPM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앱 개발사들이 결과적으로 이런 방향성을 추구하게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eCPM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미디에이션에만 의존해서 eCPM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광고 수익화를 하는 회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eCPM에 대한 과도한 집중을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eCPM이 실제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수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앱테크 서비스입니다. 앱테크의 경우, 유저가 광고를 시청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명확한 가치 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eCPM은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됩니다.
광고 시청과 리워드 지급이 1:1로 매칭되는 특성상, eCPM은 각 광고 시청당 지급할 수 있는 리워드의 상한선을 결정하는 준거가 되죠. 따라서 리워드 광고 서비스는 eCPM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리워드 금액을 설계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가치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유저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리워드가 보장되어 있어야 하고, eCPM이 충분히 높지 않다면 그만큼의 리워드를 유저에게 줄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 자체가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이죠.
결국 리워드 광고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eCPM과 리워드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고, 유닛 이코노믹스를 설계할 때 eCPM을 반드시 잘 살펴보면서 설계해야만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eCPM은 광고 수익화에 있어 맥락과 상황에 따라 그 중요도가 크게 달라지는 유동적인 지표입니다. 대다수의 앱 서비스들이 eCPM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며, 앞서 살펴본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eCPM만을 높이려는 시도는 오히려 전체적인 수익성을 해치게 됩니다.
그러나 리워드 광고 기반의 앱테크 서비스와 같이 명확한 가치 교환이 이루어지는 특수한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eCPM이 실제로 핵심 지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성공적인 광고 수익화를 위해서는 서비스의 특성과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이해하고, eCPM과 다른 중요 지표들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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